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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dit] 나는 산타를 봤어
    레딧 짧은 괴담 번역/단편 괴담 2022. 4.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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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dit] 나는 산타를 봤어


    원출처



    어제처럼 생생히 기억난다. 여덟살에서 열살쯤 되는 작은 소녀가 산타클로스를 찾으려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무릎에 앉히고 달 앞을 지나가는 그림자 하나하나를 가리키고 계셨다. 우리는 세상과 동떨어져 이웃도 두 집 밖에 없는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 엄마의 무릎이 추위로 떨렸다. 나는 입김을 뿜으면서 용인 척 크아앙거렸다. 내가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면 엄마는 항상 킥킥거렸다. 나는 엄마를 웃게 하는게 좋았다.



    눈이 땅을 완전히 덮기 시작했을 때, 난 장난끼 넘치게 눈을 걷어찼다. 눈은 공중에 떴다가 내 머리에 쌓였다. 엄마가 "네 아빠가 이걸 봤어야 하는데!"하면서 손뼉쳤다. 엄마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사실 엄마아빠는 함께 살지 않았다. 오빠는 아빠와, 나는 엄마와 함께 살았다. 우리는 휴일은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지만 아빠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엄마에게 달려가 안기고, 밤하늘을 향해 소리치고, 보름달을 바라보는 걸로도 내겐 충분했다. 오빠가 보고싶었지만, 산타보다 더 보고싶진 않았다. 어릴 땐 중요한 게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엄마! 산타가 내가 갖고 싶어하는걸 가져다 줄까요?" 나는 끊임없이 이런 질문으로 엄마를 괴롭혔다. 엄마는 눈을 감으면서 빨갛게 상기된 고개를 들었다.



    "음 모르겠네? 착하게 지냈니?"라고 엄마가 장난스레 받아쳤다. 이 대답은 항상 나를 반성하게 했다.



    "저 정말 착하게 지냈어요. 맹세해요! 선생님들이 다 저를 좋아해요!" 다른 싱글맘들처럼 엄마의 팔 힘은 아주 셌다. 나는 안기는 것도, 쓰다듬받는 것도 좋아했지만 그날 밤은 아니었다. 나는 산타를 봐야 했다! 자정이 조금 넘자 나는 엄마의 품에서 나와서 다시 달을 향해 뛰어갔다. "호 호 호, 메리크리스마스!"라고 목청껏 외쳤다. 길을 올라오던 옆집 꼬마들이 내 목소리를 들었다.



    "메리크리스마스!"라고 그들은 차례로 외쳤다. "호 호 호! 헤 헤 헤!" 나는 그들이 서로에게 주머니를 차며 노는 것을 보았다. 웃고, 즐기고, 너무 부러웠다! 나도 다른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유치하게 놀고 싶었다. 그러자 오빠가 생각나서 울기 시작했다. 엄마가 내가 조용해진 것을 눈치채고 나에게 다가와 내 어깨를 감쌌다.



    "쟤네랑 놀고 싶어? 신디한테 물어볼까?" 엄마가 말했다. 나는 울컥해서 눈물을 훔쳤다. 막 대답하려고 할 때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호 호 호." 깊고 굵은 목소리였다. "메리크리스마스, 꼬마 아가씨!" 나는 생각했다, 산타다! 마침내 산타가 도착했다. 나는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봤다. 빨갛고 하얀 옷을 입은 키큰 사람이 우리에게 걸어왔다. 나는 너무 신났다.



    "산타 할아버지!" 나는 소리쳤다. "선물 가져오셨어요?" 가까이, 더 가까이 그가 다가왔다. 구리 냄새와 술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제대로 가져왔지!" 그가 대답했다. 엄마가 내 팔을 붙잡고 나를 들어올렸다. 나는 엄마가 산타에게서 물러서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웠다. 산타가 내 선물을 가져왔는데!


    "저리 가!" 엄마가 소리질렀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엄마는 절대 겁먹는 법이 없었고, 목소리는 언제나 맑았다. 나는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의 동공이 흔들리고 입김이 잔뜩 나오고 있었다.



    "엄마?" 내가 물었다. 엄마는 산타를 힘으로 밀어내려는 듯이 그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여기서 당장 나가요!" 나는 산타가 여전히 우리를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면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아차렸다. 우리 현관 불빛이 그의 모습을 드러내자 그가 비틀거리는 것이 분명히 보였다. 옷에 묻은 피 뿐만 아니라 검고 쭈글쭈글한 턱수염, 수척한 뺨, 거친 눈동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내 작은 심장은 너무 빨리 뛰어서 내 귀에까지 심장박동이 들렸다.



    "저는 단지 기운을 북돋아주러 온거예요." 그 남자가 말하고는 혼자 낄낄 웃었다. 그건 느리고도 깊은 웃음소리였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 남자와 우리는 3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는 우리 엄마보다 머리 세 개는 더 컸다. 나는 그의 치아가 시꺼먼 갈색인 것을 알아챘다. 그는 다가오다가 멈췄다. 엄마는 숨을 참았다. 나는 너무 어려서 그가 우리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겁에 질렸다.


    엄마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따라달렸다. 엄마가 헐떡였던걸 생각하면 나는 꽤 무거웠던 것 같다. 엄마는 안전한 우리의 작은 집을 향해 달렸다. 나는 비명을 질러댔다. 엄마는 넘어지면서 내가 다치지 않도록 몸을 돌렸다. 산타가 엄마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의 우선순위는 날 구하는 거였다. 엄마는 나를 집 쪽으로 던졌다. 나는 집 바로 앞에 떨어졌다. 내가 몸을 일으킬 때 엄마는 나에게 뭔가 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달려! 집으로 들어가! 당장!" 엄마가 고함을 질렀다. 나는 일어섰다. 산타가 엄마를 당겨 그가 원하는 짓을 하려고 엄마의 옷을 마구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들어가! 들어가서 911 불러!" 엄마가 외쳤다. "911! 빨리!" 바로 그때, 산타가 엄마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한번, 두번. 엄마는 움직임을 멈췄다. 엄마의 코와 눈썹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나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고 물러섰다. 그는 엄마에게서 몸을 떼더니 삐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았다.



    아까의 그 웃음소리가 턱수염 위로 흘러나왔다. 나는 공포에 질려서 집을 향해 달려갔다. 물론, 그는 나보다 훨씬 빨랐다. 그는 나와 문 사이를 막아섰다.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이제 어떻게 할거니, 꼬마 아가씨?" 그가 웃었다. 나는 저쪽의 아이들을 쳐다보고, 그들이 우리 쪽을 보고 있다는걸 알아챘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그들을 향해 달렸다. 내가 아는 사람은 신디밖에 없었지만, 그녀는 우리 엄마가 늦게까지 일을 할 때마다 나에게 저녁을 먹이기 위해 음식을 가져다 주셨다. 그러나 나에게 더 빨리 뛰라고 재촉하며 달려온 것은 그녀의 남편이었다.



    "산타가 우리 엄마를 때렸어요! 도와주세요!" 나는 빌었다. 그 남자의 불규칙하게 쿵쿵거리는 소리가 내 뒤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내 다리 뒤에 눈이 스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신디의 남편은 몇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나를 들어올릴 거라고 생각하며 달려갔지만 대신 그는 나를 눈더미 속으로 밀어넣었다. 나는 겁에 질려서 최대한 빨리 일어났다. 신디의 남편은 산타와 싸우고 있었는데, 그가 훨씬 컸음에도 불구하고 산타가 이기고 있었다. 그들이 싸우는 동안 엄마는 깨어나서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엄마가 산타를 힘껏 걷어차기 시작했을 때야 나는 엄마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산타에게 아무 타격도 주지 못했다. 엄마는 산타를 밀고 당기고 때렸다. 산타는 그걸 신경쓰지도 않았다. ㅅ신디는 그녀의 집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경찰을 불러! 빨리!" 그녀의 아이들에게 외치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산타는 두 손으로 신디 남편의 목을 졸랐다. 나도 돕고 싶어서 산타에게 달려가 그를 때렸다. 내 작은 주먹은 그의 털옷을 두드리고 그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내가 울부짖을 때 그의 모자가 눈 속에 떨어져 나는 그가 머리카락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엄마는 필사적으로 그를 끌어내려고 했다.



    "그만해! 당장 그 손 놔!" 엄마가 외쳤지만 산타는 여전히 엄마를 무시했다. 신지의 남편이 정신을 잃고 나서야 산타는 그의 목을 놓고 그의 외투에서 뭔가를 꺼냈다. 나는 산타가 그 불쌍한 남자의 배를 주먹으로 때리는 것을 계속해서 지켜보았다. 엄마가 뒤로 넘어졌다. 내가 그 나이에 뭔지 알 수 없었던 장면을 보고 엄마는 겁에 질렸다. 따뜻한 피가 눈 위로 흩뿌려지며 김이 났다. 엄마는 입을 막고 나를 잡았다. 내 팔을 어찌나 꽉 잡았는지 팔이 너무 아팠다. 엄마가 나를 들고 도망치는 동안 나는 산타가 신디의 남편을 찌르고 우리를 돌아보는 것을 보았다. 그건 아둔한 생각이었다. 나이를 먹은 후 생각해보니 산타는 사실 신디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산타가 직후 신디의 집으로 달려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를 집으로 던져넣었다. 내가 등으로 착지하는 동안 엄마는 문을 쾅 닫고 잠갔다. 엄마의 머리는 풀어헤쳐져 있었고 엄마가 입고 있던 하얀 크리스마스 스웨터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 엄마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가야, 911에 전화해. 알았지? 911. 전화기 써도 돼. 제발 그냥 전화해."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침착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거칠었다. 엄마는 주방으로 달려가서 뒷문을 잠갔다. 그리고 집의 모든 창문을 잠갔다. 나는 911 교환원에게 전화해서 산타가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우리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끊지 말고 기다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신호가 넘어가는 긴 소리를 들으며 나는 엄마를 지켜봤다.


    "이 소리는 다 뭐니?" 전화 반대편에서 나에게 물었다.



    "엄마가 창문 앞에 모든 가구를 두고 있어요." 내가 대답했다. 엄마는 침대, 책장, DVD장, 심지어 냉장고까지 창문이 있는 모든 방에 끌고 들어갔다. 갑자기 엄마가 멈췄다. 신디의 집 방향에서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약간 보이게 해둔 창문으로 가 밖을 보았다. 엄마는 손으로 입을 막고 나에게서 전화기를 빼앗았다.



    "그 남자가 저들을 죽이고 있어요! 누구 좀 보내주세요 제발!" 엄마가 전화에 대고 소리질렀다. 산타가 이 소리에 반응해서 비명소리가 멈췄다. 엄마는 전화기를 떨어뜨리고 나를 붙잡아 품에 안았다. 이건 실수였다.



    우리는 누구와도 너무 멀리 떨어진 시골에 살았다. 경찰이 우리 집에 도착하는 데에는 몇 시간이 걸렸다. 가끔 엄마가 전화를 계속 받았다면 경찰이 더 빨리 도착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산타는 이제 우리집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는 싱글맘이었고 아빠가 떠나자마자 문을 강화했다. 그게 우릴 살렸다. 산타는 창문을 깨고 우리집 외벽을 두드리고 엄마가 옮겨둔 가구에 주먹을 휘둘렀다. 엄마는 기도하며 흐느꼈다. 그때 엄마의 무릎에 오줌을 싼 걸 아직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너무 무서웠다. 산타는 사람을 해치는 사람이 아니란 말야.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는데!



    경찰 사이렌 소리도 미친 산타를 막지 못했다. 산타는 문에 몸으로 박치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릴 잡기 위해 뭐든지 하는 것 같았다. 경찰이 우리를 향해 다가올 때도 산타는 멈추지 않았다. 경찰이 산타를 제압할 때도 그는 계속했다.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그날 밤 내가 들은 소리가 총소리인 걸 알겠다. 전에도 멀리서 너구리나 다른 소동물을 쏘는 소리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은 건 처음이었다. 나는 귀를 막았다.



    우리를 공격한 남자의 이름은 찰스 스트리커였다. 그 날 밤 우리의 이웃들은 그의 유일한 희생자가 아니었다. 단지 그의 마지막 희생자였을 뿐. 그는 알코올중독자였고, 술 외에도 여러 가지 약물에 중독돼있었다. 그는 그 날 저녁에도 술에 취해 귀가했다. 그의 아내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를 내쫓고 "술이 깰 때까지 들어오지마!"라고 말했다. 그가 우리 동네에서 행복으로 가득찬 가족들과 눈 속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우연히 만났을 때 화가 치솟았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는 그 날 밤 7명을 죽였다. 신디, 그녀의 남편 스티브, 그리고 그들의 아들 피터. 그는 또한 잠들어 있던 다른 이웃집 가족들도 죽였다. 그 집은 아마도 그 날 밤 문을 잠글 필요성을 못 느낀 채 잠들었을 것이다. 데메트리오스와 신시아 부부, 그리고 쌍둥이 아기 헨리에트와 파티마가 희생자가 되었다. 아기들은 고작 두 살이었다.



    지금까지도 엄마는 그 날 밤에 대해 말하지 않으신다. 엄마는 크리스마스 전등을 켜거나 트리를 꾸미지도 않는다. 엄마는 사람들에게 "해피 홀리데이"라고 말하지도 않고 12월 한 달 간은 SNS에 접속하지도 않으신다.



    내 이웃 중 한명만이 그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신디의 막내 아들, 하비. 때때로 그에게 연락하지만 그는 가끔 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게 하비가 자꾸 이 세상을 떠나려고 해서 그런거라고 들었다. 그때마다 그는 병동에 갇힌다. 나는 하비에게나 우리 엄마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지 않는다.



    나는 이맘때가 되면 쇼핑몰을 피한다. 산타처럼 차려입은 사람을 보면 공황 발작이 일어나 정신을 놓고 사람들 앞에서 소리치기 시작한다. "산타가 사람들을 해치고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산타가 우릴 다 죽일 거예요!" 좀 부끄럽긴 하다. 나 또한 혼자 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눈이 땅에 쌓이기 시작하면 미친듯이 빙빙 돌기 시작한다. 나는 추울 때는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시골에 살지도 못한다.



    부디 문을 잠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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