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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dit] 우리 아빠는 밤에 묘지에서 일하시는데, 뭔가가 우리 아빠가 묘지 관리인이 아니래.
    레딧 짧은 괴담 번역/단편 괴담 2022. 4.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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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dit] 우리 아빠는 밤에 묘지에서 일하시는데, 뭔가가 우리 아빠가 묘지 관리인이 아니래.

     

    원출처

     

     

     

    나는 오늘 밤에 우리 아빠랑 일하러 가야 해. 아빠가 우리집 마당을 넘어 커다란 철문 뒤로 사라지는 걸 볼 때마다 난 이 순간을 상상해왔어. 학교 친구들은 항상 우리집이나 우리 아빠가 하는 일에 대해 놀렸어. 걔네는 내가 복도를 걸어 수업에 들어갈 때 소름끼치는 아담이라고 수군댔어. 아빠는 300년 전에 마을에서 아빠에게 수여한 자신의 직업에 대해 항상 영광스럽게 여겼지. 그리고 언젠간 나도 그 일을 물려받게 될거라고 했어. 

     

    우리는 우리 마을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끝에 있는 낡은 집에서 살았어. 나이가 들면서 큰 철문 반대편에 괴물들이 숨어있을 거라고 상상하는건 더 이상 무섭지 않았어. 매일 밤 나는 그가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는 걸 지켜보면서 철문의 쿵 소리에 동네 개들이 울부짖는걸 들어야 했어.

     

    나는 아빠가 묘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왜 밤에 일하는지 몰랐어. 아빠가 집에 들어올 때는 항상 밤새 게임이라도 하고 온듯 즐거운 표정이어서, 나는 아빠가 괴물들을 겁주는 상상을 했어. 요즘 아빠는 술집에서 싸움이 나 두들겨 맞은 것처럼 멍든 채로 집에 와. 어느 날 아침, 나는 아빠가 눈에 든 멍을 찜질하는걸 발견했어. 내가 어디서 난 멍이냐고 묻자 아빠는 유령과 싸웠다고 농담했어.

     

    풀이 무성한 문으로 걸어가면서 나는 불안감에 휩싸였어. 아빠는 열쇠를 자물쇠에 밀어넣으면서 나에게 미소지었어. "내가 아버지와 함께 이 문을 열고 들어간 날 이후로 나는 오늘을 고대해왔단다. 오늘, 아들아, 너는 어른이 된다."

     

    한 겹의 안개가 잠든 영혼들을 차가운 공기로부터 보호해주는 담요처럼 땅을 덮고 있었어. 우리는 묘지의 으스스한 깊은 어둠 속을 헤맸어. 걸을 때마다 심장이 뛰었어. 아빠에게 긴장하지 않은 척 해보이려 했지만 그림자 속에서 어두운 형체가 나타나자마자 새된 비명을 질렀어. 달빛이 그 형체의 모습을 비추고 그가 나에게 삐뚤어진 미소를 지었을 때 나는 숨이 턱 막혔어. "겁먹지 마렴. 이 사람은 묘지관리인 앨런이야."

     

    우리가 다른 문들에 다다르자 구름 뒤의 달빛이 흐릿해졌어. "이 문 뒤에는 잊혀진 아이들의 영혼이 있어." 아빠는 열쇠 한 세트를 더 꺼내서 문을 열었어. "무엇을 듣든, 무엇을 보든 놀라지 마라."

     

    대문이 우리 뒤에서 철컹하고 닫히자 섬뜩한 침묵이 흘렀어. 묘지 구석에는 이름도 없는 작은 무덤들이 마구잡이로 있었어. 키득거리는 소리가 공중에 흘러나오자 아빠는 숨소리를 낮췄어. "아빠, 들었어요?" 아빠가 나에게 짓궂은 눈빛을 보냈어. "이 두 악동들을 조심해야한다." 나는 갑자기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넘어졌어. 차가운 땅에서 몸을 일으키자 유령 같은 두 형체가 비웃으며 내 옆을 지나갔어. "저건 쌍둥이 로니와 테오도르야. 쟤네는 말썽꾸러기야. 그러니까 쟤들이 있을 땐 뒤를 조심해."

     

    묘지 중앙에 있는 커다란 지하실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나를 향해 들려왔어.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목장에서나 날 법한 악취가 엄습했어. "저 사람은 트레버야. 무슨 일이 있든, 그가 너에게 걸터앉게 하지마. 일주일동안 우리 집에서 시체 냄새가 났던 때 기억하지?"

     

    나는 못 믿겠다는듯이 아빠를 바라봤어. "네가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구나." 아빠가 웃으며 말했어. 궁금한 게 수없이 많았지만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어. 나는 무서웠지만 동시에 신기했어. "이 아이들은 우리 마을의 어두운 역사의 잔재야. 이 아이들 중 대다수가 이름조차 없어."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어. "이런 유령들이 더 있다는 뜻인가요?"  아빠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어. "우리 눈에 보이는 몇 명이 더 있고, 다른 아이들은 그냥 바람처럼 스쳐가지."

     

    계속 걸어가다가 아빠가 지하실에 멈춰 섰어. 소녀의 노래 소리가 무덤 뒤에서 흘러나왔어. 천상의 목소리가 나를 묘지로 더 가까이 불렀어. 갑자기 어린 소녀가 다리를 꼰 채로 앞뒤로 흔들며 나타났어.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목구멍 깊은 곳에서 천상의 노래를 부르며 나를 올려다 봤어. 가까이 다가가자 노래는 갑자기 멈추었고, 그녀의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어. 그녀는 입을 크게 벌렸고 나를 향해 달려왔어. 피가 얼어붙는 듯한 비명이 공간을 가득 채웠어. 나는 그녀가 나에게 부딪힐 거라 생각하고 충격에 대비했지만, 그녀는 나를 차가운 바람처럼 통과하고는 안개 속으로 사라졌어.

     

    어둠 속에서 아빠들의 외침이 들렸어. "저 여기 있어요. 아빠 저 괜찮아요." 아빠가 갑자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타났어. "네가 이자벨라를 만난걸 봤단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물기보단 크게 울거든." 그 말을 하면서 아빠는 불안해보였어. 아빠의 두 눈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둠을 살폈어. "경고할 게 있어." 갑자기 목덜미에 털이 곤두서고 오한이 등골에 끼쳤어. 쨍그랑 소리가 묘지 구석구석에서 울려 퍼졌어. "여기 있는 모든 영혼들이 평화롭지는 않아. 몇몇은 그들이 살았을 때의 모든 고통을 지니고 있어."

     

    아빠 뒤에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났어. "우리는 너랑 더는 안 놀아." 불만섞인 아이의 목소리가 소리쳤어. 갑자기 아빠가 목이 졸려 발이 땅에서 떨어졌어. 어두운 형체들이 아빠의 목을 조르고 있었어. 아빠는 숨쉬려고 애쓰면서 주머니에서 크고 발간 공을 꺼내 나에게 던졌어. "이 공을 던져. 네가 쟤네랑 놀아줘야 해."

     

    나는 공을 던졌고, 아빠가 땅에 넘어지면서 한바탕 공기가 흘렀어. 아빠는 곧바로 문으로 달려가 나를 유령들과 함께 안에 가뒀어. 나는 겁에 질려 아빠에게 내보내달라고 애원하면서 문으로 달려갔어. "나는 쟤들이랑 놀아주기엔 너무 늙었다. 더 이상 재미있게 해줄 수도 없어. 이제 네 차례야." 어둠 속에서 킥킥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지자 아빠는 나를 보며 웃었어.

     

    "이 아이들은 잊혀진 영혼이다. 그들은 죽음과 같이 외롭게 지내왔고, 그들을 즐겁게 하는 게 우리 가족의 일이야."

     

    내가 던진 빨간 공이 어둠 속에서 굴러나와 발밑으로 굴러왔어. "만약 우리가 그들과 놀아주지 않으면, 그들은 화가 날거야.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할 순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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