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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dit] 시더빌 종합병원 3. 야간 근무
    레딧 시리즈 번역/시더빌종합병원 2022. 3. 3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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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dit] 시더빌 종합병원 3. 야간 근무


    원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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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전 글들을 읽어봤다면 지금쯤 모두 알겠지만, 난 꽤 이상한 상황에 처했어.

    다른 글들을 읽지 않았을까봐 요약하자면, 나는 가장 이상한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어. 건물도 이상하고 환자들도 이상하고, 그냥 여긴 다 이상해.

    잠시 고민하다가 난 잠을 좀 자기로 했어. 야간 근무가 있을 예정이었거든.

    야간 근무를 하던 날 낮도 종일 이상했어. 평소처럼.

    내가 지나갈 때 그 노숙자가 윙크를 하며 손가락 총을 쏴 보였어.

    접수원은 오늘은 박쥐 날개를 달고 있더군.

    응급실에 온 10대 소년이 팔에 큰 화상을 입어서 치료가 필요했어. 꽤 평범하게 들리겠지. 그의 피가 금색이었다는 걸 말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도플갱어가 방심한 것을 봤고, 마침내 그를 제대로 볼 수 있었어. 그는 나와 똑같이 생겼어. 약 162cm의 여성, 금색 곱슬머리, 스타일마저 나랑 똑같았고 나랑 똑같은 반점까지 있었어. 유일하게 다른 점은 눈뿐이었어. 도플갱어의 눈은 찌르는 듯한 초록색이었지. 나는 파란 눈이고. 그가 사라지기 전에 내가 본 것은 이게 다야.

    오늘은 6층이 분홍색이었어.

    나는 오늘 제왕절개 수술을 보조하고 있었어. 수술을 받은 여자는 염소 다리가 달린 아기를 낳았어. 그녀는 염소가 아니었고 일부라도 염소처럼 보이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염소였지. 주임 의사는 왜 그렇게 놀랐냐고 나에게 물었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세 할머니가 다시 투석을 받으러왔는데, 할머니가 받는게 투석이 아닌 다른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니 믿을 수가 없다. 그들이 거의 120살이나 됐는데 간병인도 없고 아마 건강도 나쁠텐데도 완벽히 잘 지내고 있는건지 궁금해.

    펜에 대한 가설을 생각해봤어. 너희 중 한명은 직원들이 펜을 들고 다녀야 하는 이유가 이상한 것을 보지 못하게 차단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해줬는데, 그렇다면 동료들이 이상한 것들을 못 본다는게 납득이 되네. 하지만 나는 왜 이런걸 다 보는거지?

    아무튼 낮에 있었던 일은 됐고, 밤 얘기나 하자.

    나는 6시 30분 경에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을 했고, 평상시처럼 일을 하고 있었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말야.

    난 1층에서 로비를 지나다가, 뭔가 달라진 것을 눈치챘어. 로비 정 중앙에 계단이 있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나선형 계단이. 중간을 가로지르는 계단이었어. 나는 올려다 봤어. 그 계단을 사용하면 모든 층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내려다도 봤어. 신만이 아실 저 멀리까지 빙글빙글한 계단이 뻗어 있었어. 지하실인가?

    궁금한게 너무 많았어. 도대체 밑에는 무엇이 있을까? 없어진 4층이 있는건 아닐까?

    나는 접수원이 나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채고 계단에서 물러섰어.

    "당신이 그걸 보면 안 될 텐데요." 그녀가 눈에서 빛을 내며 으르렁거렸어.

    "그냥 지나가려던 참이었어요." 내가 양손을 들어보이며 반대 방향으로 물러섰어.

    나는 환자가 없어서 8층으로 올라가기로 했고, 어쩌면 그 신기한 계단에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몰랐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8층에 내려주었지만 평소와는 달랐어. 우선, 거기 빛이 있었어. 오후 9시 30분 쯤이라 창문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었지만 빛이 있었어. 나는 계단을 바라봤어. 계단은 천장을 넘어 계속 이어져 있었어.

    "이게 대체 뭔데, 좀." 나는 혼자 속삭였어.

    나는 계단으로 올라서서 어쩌면 4층에 도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내려가기 시작했어.

    4층에 도착했는데, 4층은 거기 있었어!

    사라진 층!

    그 곳은 병원보다 더 좋은 곳이었고, 왠지 다른 곳보다 훨씬 새 건물 느낌이 났어.

    그 노숙자는 대기 구역 한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어.

    "여기서 뭐하세요?" 내가 물었어.

    "내가 이 건물의 소유주라고 말했잖아요."

    "이 층은 대체 뭐죠?"

    "제가 자주 오는 곳이에요." 그가 말했어.

    "여기서 다른 환자를 치료하나요?"

    "가끔, 신이나 반신이 여기를 통해 오죠." 그가 태연하게 말했어.

    사실 이때쯤에는 그 노숙자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꽤 받아들일만 했지만, 몇 가지 질문이 더 남아 있었어.

    "직원들은 어디 있나요?"

    "여긴 나밖에 없어요, 자기."

    나는 그의 셔츠를 입지 않은 몸통과 맨발을 보고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

    "당신은 누구요?"

    "의술의 신."

    "그게 사실이란걸 어떻게 믿어요?" 내가 물었어.

    그는 손가락을 튕겼어.

    "팔뚝에 붙인 밴드 떼보고 고양이가 긁힌 상처가 어떻게 됐는지 봐요."

    아까 내가 고양이한테 긁힌걸 어떻게 알았지?

    소매를 올리고 밴드를 뗐더니 그의 말대로 상처가 없었어.

    "그러면, 그래요. 뭐 당신이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직원은 왜 고용하는 거죠?"

    "그 상처는 별거 아니었어요. 저는 그런 것 밖에는 못하죠. 어떤 경우들은 인간의 재능이 필요해요. 그리고 당신은 제가 지금껏 봐 온 인간 중 가장 재능있어요."

    "오 제발. 저는 그냥 평균이에요." 나는 겸손히 말했어.

    "당신은 아까 문제 없이 저 환자의 팔을 다시 붙였고, 그는 지금 멀쩡하죠."

    나는 어깨를 으쓱했어.

    여전히 그의 말을 완전히 믿진 못했지만, 이 병원에는 이것보다 더 이상한 일도 많으니까.

    나는 그를 더 압박하기로 결심했어.

    "이름이 뭐죠?"

    "아폴론." “이 계단은 어디로 이어져 있어요?”

    "아래로 가면 저승, 위로 가면 올림푸스."

    "이 병원은 뭐예요?"

    "모든 신화적이고, 전설적이고, 비정상적인 이들이 의료 행위를 위해 모이는 곳."

    "그럼 제가 왜 여기 있죠? 저는 인간인데요."

    그는 나를 바라보며 한숨쉬었어.

    "아뇨, 당신은 인간이 아니에요."

    "뭐라고요?"

    "그랬으면 나를 볼 수 없었겠죠. 당신은 펜을 가지고 있죠. 그건 여기 인간들이 신적인 것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성물이에요. 그런데도 당신은 나를 볼 수 있잖아요."

    "그럼 전 뭔가요?"

    "휴, 제가 아나요?"

    "음, 신이잖아요? 아셔야죠."

    "제가 아는 한 당신은 아마 내 자녀 중 한 명인 것 같군요."

    "그 말은 자신의 자녀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건가요?"

    "음, 나는 셀 수 없는 여성들과 하룻밤을 보냈으니, 그럴 만도 하죠."

    나는 단 한가지 의문에 사로잡혀서 그에게 질문할 타이밍만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신이나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별로 개의치 않았어. 그가 내 아버지일수도 있다고 한 점도 그다지. 아마 괴상한 일들에 무뎌졌나봐. 누가 알겠어?

    나는 그에게 질문했어.

    "남서관은 뭐예요?"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어.

    "뭐라고요?" 그가 물었어.

    "남서관이요."

    "남서관 같은 건 없어요." 그가 미친놈보듯 나를 쳐다봤어.

    나는 불편해져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어. "확실한가요? 요전 날 우연히 어떤 곳을 발견했는데 거기 남서관이라는 팻말이 있었어요. 당신이 알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없어요. 제가 이 건물을 설계했는데 제가 알겠죠."

    일부러 사람들을 농락하기 위해 건물을 설계했다는 사실은 약간 재미있었지만, 그야말로 신조차 남서관이 뭔지 모른다는 사실은 무시무시했어.

    갑작스럽게 무전기에서 지직 소리가 나더니 응급실에서 호출이 왔어. 그래서 나는 아폴론, 혹은 노숙자와의 대화를 끝냈어.

    응급실은 밤엔 더 이상했어.

    무엇보다도 밤엔 그 기괴함을 감추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어. 보아하니 인간들은 야간 근무를 하지 않나봐.

    야간 근무를 하는 다른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이상했어. 한 간호사는 둥둥 떠다녔고, 물을 조정할 수 있었어. 한 의사는 켄타우로스(*역자 주 : 반인반마)였어. 그래 켄타우로스. 별로 위생적이진 않지.

    한 환자는 내가 어쩌다 다리를 톱질했냐고 묻자 그가 전쟁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했어. 그닥 전쟁과 연관된 상황에서 다리를 자른건 아니던데. 그는 일부러 다리를 잘라냈대. 우리는 다행히 그걸 다시 접합했어. 그는 그냥 좀 이상한 것 같아.

    나는 용처럼 생긴 존재를 우연히 만났어.

    너희 중 몇명이 이 병원이 그리스 신화를 위한 병원인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내가 여기서 마주친 많은 것들은 신화랑 상관이 없기도 해.

    밤에 본 모든 것들 중 계단이 제일 흥미로웠어.

    괴물들과 신만이 아실 무엇인가들이 바닥에서부터 계속 올라왔고, 신 두명 중 한 명은 위에서 내려왔어. 나머지는 앞문으로 들어왔어.

    대부분이 인간 모습이었고, 몇몇은 괴물이었어. 하지만 대부분 진료를 받을 땐 꽤 고분고분했어. 평범한 인간도 오긴 했지만 괴상한 존재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는 않았어.

    나는 이런 것에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고, 적응할 일도 없을 것 같지만 시더빌 종합병원은 신화와 전설에 관한 것들을 치료하긴 하나봐.

    남서관이 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시 접근하는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 여전히 너무 두렵긴 하지만 너무 궁금해. 알아내지 못하고는 못 살겠다고 느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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