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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dit] 왼쪽/오른쪽 게임 들어봤어? - 2-2
    레딧 시리즈 번역/왼쪽 오른쪽 게임 2026. 9.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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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dit] 왼쪽/오른쪽 게임 들어봤어? - 2-2

    원출처



    롭이 말한 그대로, 그 남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잘 차려입었다. 몸에 잘 맞는 갈색 정장에 짙은 녹색 넥타이. 멀리서도 구두가 전문가 솜씨로 광이 나 있는 게 보이고, 그 옆 바닥에 놓인 니스 칠한 나무 가방도 마찬가지다. 그는 길가에 서서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기대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AS: 저 사람 누구예요?

    ROB: 히치하이커.

    AS: 정말 그게 다예요?

    ROB: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여기 규칙은 알겠지?

    AS: 말을 걸지 말 것.

    ROB: 아예 말을 하지 마. 우리가 멈출 때까지. 멈추면 안전해.

    롭이 천천히 길가로 차를 붙인다. 히치하이커가 고맙다는 듯 미소 지으며 두 손을 맞잡고 흔들어 보인다. 가방을 집어 든 그가 재킷 단추를 풀며 랭글러 쪽으로 걸어온다.

    AS: 건너편에서 봐요.

    뒷문이 열리고, 히치하이커가 적재 공간으로 몸을 끌어올린다. 앉을 자리가 없자 그는 내 바로 뒤, 비교적 푹신한 짐 위에 유쾌하게 자리를 잡는다.

    히치하이커: 여긴 앉을 데가 마땅치 않네요!

    인정하건대, 대답하고 싶은 미묘한 충동이 든다. 그 엄한 경고를 들은 뒤인데도 이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거의 본능적으로 무례하게 느껴진다. 어쨌든 나는 영국식으로 자랐으니까.

    히치하이커: 다들 어디서 오셨어요? 저는 오크웰에서 오는 길입니다.

    백미러로 그를 흘깃 본다. 그가 내 시선을 마주하며 웃는다. 나는 다시 도로로 주의를 돌려 흰 차선을 센다. 낯선 이는 계속 대화를 시도한다.

    십 분이 지난다. 침묵이 만져질 듯해지고, 그것이 간간이 또 한 번의 쾌활한 대화 시도로 깨진다. 화제는 날씨가 참 좋다는 것, 우리의 직업, 우리의 취미. 그에 응하는 대신 나는 쓸모없지만 정신을 붙잡아두는 일들로 스스로를 바쁘게 만든다. 머릿속으로 놀이를 한다. 흔한 문구를 떠올려 어색한 애너그램으로 바꿔보는 식이다. 효과가 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의 잡담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그가 거기 있다는 것조차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그래서 그가 나를 낚을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히치하이커: 당신은 그냥 좆같은 실망덩어리죠, 안 그래요?

    느닷없이 튀어나온 말이다. 날카롭고, 독기가 있고, 내가 흘려듣던 한가한 질문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딴생각을 하다가 그 말을 들었고, 내가 뭘 하는지 인식하기도 전에 나는 그를 돌아보고 있다. 돌아보면서 이미 입술이 벌어지고 있다. 반사적인 생각이, 반사적으로 소리가 되어.

    "네?"

    나는 그 말을 거의 입 밖에 낼 뻔했다. 그 단어가 혀끝에 걸려 있었다. 성대가 이미 낼 준비를 마친 음 하나. 내 팔뚝을 죄어오는 롭의 손아귀만이 나를 그 순간에 붙들어 맨다. 나는 입을 벌린 채 히치하이커를 응시한다. 그는 달라져 있다. 그 온기, 그 상냥함이 흘러내리는 화장처럼 얼굴에서 빠져나갔다. 그의 미소는 악의적이고 계산적이며, 마침내 정직해 보인다.

    히치하이커: 알고 싶은 게 있나요? 내가 말해줄 수 있는데.

    롭은 시선을 도로에 고정한 채로, 내 팔을 쥔 손에 힘을 더한다.

    히치하이커: 당신이 알고 싶은 건 전부 말해줄 수 있어요. 당신 자신에 대해 한 번도 몰랐던 것까지도. 당신이 하고 있는 줄도 몰랐던 생각들까지도… 저 뒤쪽 구석에 있는 그 작은 벌레들 말입니다.

    우리는 잠시 더 서로를 응시하고, 그러다 나는 몸을 돌려 도로를 향한다. 이제 흰 차선을 세지 않는다. 이제 나는 이 승객이 하는 모든 말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앞으로 십 분 동안, 그를 무시하는 일에 내 모든 주의를 쏟을 것이다.

    그는 몇 번 더 시도하다가 다시 순진한 질문들로 돌아간다. 아무것도 먹히지 않는다. 오 분 뒤 그가 길가의 아무 지점이나 되는 곳을 가리키고, 롭이 그를 내려준다. 남자는 고맙다고 인사하고 단정하게 내려서 가방을 내려놓고, 우리가 떠나는 동안 손을 흔든다. 다음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도 그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놀랍게도, 히치하이커가 있을 때의 침묵보다 그가 남기고 간 침묵이 훨씬 더 무겁다. 나는 긴장을 깨보기로 한다. 다소 우아하지 못하게.

    AS: 근데 사실, 날씨가 좋긴 하네요.

    ROB: 말하지 마.

    AS: …저한테 화나셨어요? 그 사람이 저를 건드릴 줄은 몰랐고, 죄송해요―

    ROB: 잘했어. 멈출 때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메모로 돌아가, 지금의 감정을 굳이 적어둔다. 기록을 위해 남기자면, "창피하지만 안도했음." 그런데 그 말을 종이에 적고 나자 다른 감정이 든다. 혼란, 그리고 걱정. 결국 나는 무엇에 안도한 걸까? 나에게 말을 걸려 한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는 것에? 정말로 무언가가 걸려 있기는 했나?

    생각할수록 깨닫는 것은, 이 '수수께끼의 히치하이커' 사건 전체가 왼쪽/오른쪽 게임을 두 가지 상태 중 하나로 좁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진짜이거나, 아니면 로버트 J. 구다드가 꾸민 정교한 사기다. 미친 여자도, 터널도, 악의적인 좌회전도 전부 합리화로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히치하이커는 너무 정교하고, 예측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가 배우였다면 롭은 인상적인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였다면? 그렇다면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다.

    시야 한구석의 무언가가 나를 생각에서 끌어낸다. 스쳐 지나가는, 주변부의 물체. 붙잡아보려 약하게 고개를 돌리기 전에 거의 완전히 지나쳐버릴 뻔한 것.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 몇 초밖에 볼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앞을 보고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롭이 우리를 더 멀리 데려가도록 둔다.

    오래지 않아 마침내 차를 세운다.

    ROB: 잘했어. 팔 잡아서 미안하네. 후회할 짓을 하게 두고 싶지 않았어.

    AS: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할 뻔했어요. 그 사람한테 말을 걸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ROB: 확실히는 몰라. 몇 년 전에 나도 아슬아슬했던 적이 있어. 자기가 낚았다 싶을 때 그자가 쳐다보는 눈빛 말이야. 알고 싶지 않아.

    AS: 롭, 몇 분 전에 뭘 봤어요. 혹시 보셨나 모르겠는데요.

    ROB: 미안하지만 나는 대체로 앞만 보고 있었네.

    AS: 길가에 차가 한 대 있었어요. 둑 아래로 굴러 있었고요. 전에 보신 적 있어요?

    ROB: 그런 건 본 적 없어. 근데 여기저기 뜬금없는 게 가끔 나타나긴 해.

    AS: 선생님 말고 다른 사람이 왼쪽/오른쪽 게임을 한 적이 있나요?

    ROB: 내가 아는 한 없어. 누구였든 그 빌어먹을 히치하이커를 또 마주하느니 차라리 처박는 쪽을 택했겠지.

    AS: 돌아가는 길에도 그가 있다고요?!

    ROB: 운이 나쁘면.

    AS: 아, 기대되네요.

    롭이 무전기를 들어 아폴로에게 출발하라고 전하며, 히치하이커에 대한 경고를 반복한다. 다들 출발 전에 비슷한 연설을 듣게 될 것 같다. 에이스는 아마 두 번 들을 것이다.

    삼십 분 뒤 아폴로가 나타난다. 그 일을 두고 웃어넘기지만, 확실히 조금 흔들려 있다.

    APOLLO: 그 사람 우버나 부르지. 그런 부류는 입을 못 막는다니까요. 하하. 영국에도 우버 있어요?

    AS: 있어요.

    APOLLO: 그럼 무슨 말인지 아시겠네요?

    보니와 클라이드는 아폴로보다 빨리 도착한다. 뒤쪽에 차를 세우고, 클라이드가 보니를 부축해 내리게 한 뒤 둘이 다리를 편다.

    아폴로까지 합류하자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게 분명해진다. 히치하이커는 클라이드에게 여행용 사탕을 권했다. 상냥하지만 단호하게 하나 집으라고 했다고 한다. 아폴로는 하마터면 음악 취향 이야기를 할 뻔했다. 히치하이커가 라디오에서 뭘 좀 틀어도 되겠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 길에서도 NPR이 나오는지가 문득 궁금해진다.

    롭이 늘 하던 대로 보니와 클라이드를 맞이하고는, 이브와 릴리스에게 신호를 보내러 걸어간다. 내가 문 앞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아직 지프 안에 앉아 있다.

    AS: 뭐 하세요?

    ROB: 전화기 옆에서 기다리는 중이지. 아가씨들이 오고 있어. 뭐 필요한 거 있나?

    AS: 음… 어쩌면요. 저, 아폴로가 히치하이커 일로 티 내는 것보다 좀 더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ROB: 내가 보기엔 멀쩡한데.

    AS: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가까이 있을 때만 웃거든요. 얘기 좀 해보실 수 있어요?

    ROB: 글쎄, 나는 위로가 되는 사람이 아니야. 전처가 넷이나 그렇게 말해줬지. 자네가 하는 게 낫지 않겠나?

    AS: 이건 남자 대 남자로 할 얘기 같아서요. 저한테는 괜찮은 척만 할 거예요.

    롭은 불편한 기색이지만 받아들이고 차에서 내린다.

    ROB: 마지막으로 "남자 대 남자" 대화를 했을 때, 우리 아들이 석 달을 나랑 말을 안 했어.

    그가 레인지로버 옆에 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폴로에게 걸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롭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어 다독인다. 멀리서 보면 사실 다정한 장면이다. 나는 그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미안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조심스럽게 운전석 문을 열고 랭글러에 올라탄다. 롭이 돌아오기까지 이십 초쯤 있다고 가정한다. 무전기 송수화기를 집어 들고 1번부터 9번까지 붙은 프리셋 목록을 본다. 이브와 릴리스에게 연결하려면 어느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모르고, 전부 호출해볼 시간은 당연히 없다.

    롭은 출발 전에 우리 모두에게 무전기를 하나씩 나눠줬다. 전체 공지를 할 때 쓰는 것이 그것이다. 프리셋 1번은 각 차량의 무전기 전부와 연결된다. 그건 여러 번 봤다. 나머지 프리셋은 개별 무전기로 연결될 것이고, 롭이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대열 순서대로 무전기를 나눠줬을 것이다. 그렇다면 롭이나 내가 2번일 것이다. 다음이 아폴로, 그다음이 보니와 클라이드. 롭이 자기를 순서 어디에 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릴리스와 이브에게 확실히 닿는 선택지는 7번뿐이다. 그럴듯하다.

    확인할 시간이 없어서, 나는 버튼을 누르고 송수화기를 낚아챈다.

    AS: 브리스틀에서 릴리스와 이브. 거기 있어요?

    송수화기가 조용히 지직거린다. 사이드미러를 보니 롭이 아폴로와 어색한 잡담을 나누고 있다. 전처 넷의 판단이 옳았는지도 모르겠다.

    LILITH: 릴리스에서 브리스틀. 건너편은 어때요? 저희는 히치하이커 못 봤어요. 아 그리고, 방금 이브한테 전화했는데 연결됐어요. 번호 주시면 시험 삼아―

    AS: 미안해요 릴리스, 다른 일로 부른 거예요.

    LILITH: 왜요? 거기 무슨 일 있어요?

    아폴로가 롭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자기는 완전히 괜찮다고 장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간이 정말 없다.

    AS: 임무가 하나 있는데, 비밀로 해줘야 해요.

    LILITH: 재밌겠는데요, 뭔데요?

    AS: 히치하이커를 지나고 나면 길에 사고 난 차가 한 대 있어요. 조수석 쪽이에요. 지나가면서 영상 좀 찍어줄 수 있어요?

    LILITH: 어떤 영상이요?

    AS: 그냥 확대해서 최대한 자세히요. 멈출 필요는 없고… 뭐든 도움이 될 거예요.

    롭이 차 쪽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나는 송수화기를 든 채 조수석으로 옮겨 앉는다.

    LILITH: 특별히 찍어야 할 게―

    AS: 나중에 얘기해요, 지금 말고. 고마워요. 끊어요.

    롭이 문을 열기 직전에 송수화기를 거치대에 꽂아 넣는다. 그가 나를 향해 어깨를 으쓱한다.

    ROB: 멀쩡해 보이는데. 나한테 말 안 하는 게 있는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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