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Reddit] 만약 네가 구부러진 뿔이 난 사람을 만났다면, - 4. 네가 혼자가 아니길 기도해.
    레딧 시리즈 번역/만약 네가 구부러진 뿔이 난 사람을 2022. 4. 11. 09:00
    반응형

    [Reddit] 만약 네가 구부러진 뿔이 난 사람을 만났다면, - 4. 네가 혼자가 아니길 기도해.


    원출처
    원작자에게 허락받은 번역본입니다.
    허락받고 공유하셔야 합니다.
    특히 수익 창출 목적(블로그, 유튜브 등)으로 공유할 시 법적 대응할 수 있습니다.
    —————————————————————————-

    난 숲을 좋아한 적이 없어.


    어린 시절의 나쁜 경험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체력이 엉망인 탓일 수도 있다. 일하러 산에 올라야 하는건 더더욱 싫다. 내 일이라는게 참 잔망스러운 것 같다. 유독 내가 일을 해야할 때면 이 역겨운 숲에 와야 할 일이 내가 원하는 것보다 잦다. 뭐, 정확히 말하면 전혀 원하지 않긴 하지만.


    오늘은 제외하고.

     


    오두막에 도착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아만다가 말하기로는 그녀와 친구는 여기 오는 데 여덟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음, 우리는 열두 시간이 걸렸다. 안됐지만 난 한물 갔지. 내가 하려는 일에 아주 건강할 필요는 없다는 게 다행이다.

     


    "왜 꼭 제가 같이 가야한다는 건지 여전히 이해가 안 되네요. 당신이 그냥 지도를 보고 갈 수도 있잖아요." 아만다가 말했다.

     

     

    "제가 분명 당신한테 어떻게 가는지를 정확히 말..."

     

    "왜냐하면," 산을 오르느라 숨을 고르며 내가 말했다.

     

     

    "그 오두막은 지도에 없거든요. 당신이 아이폰에 찍어준 길을 따라 갈 수는 있겠지만, 당신이 제 바로 옆에 있지 않으면, 저는 절대로 그걸 볼 수 없어요. 원래 냉담한 남자가 그런 식이죠."


    그녀는 나를 째려봤다. "계속 그렇게 부르네요. 왜 그걸 냉담한 남자라고 부르죠?"

     


    오두막 문을 열자 순식간에 똥 냄새와 동물 사체 냄새가 난다. 좋아. "제가 그렇게 부르는 거예요."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위를 걸으며 말했다. "그게 그 이름이에요. 그걸 처음 만난 사람이 그렇게 이름 붙였어요. 그래서 냉담한 남자라고 불러요."

     


    "처음 만난 사람?


    "네." 나는 침실로 발을 들이며 말했다. "저예요." 바닥은 엉망이고 아만다의 텐트에 남아 있던 것들로 뒤덮여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장치가 있는데, 아마 위치 추적 장치일 것이다.


    "잠시만요." 그녀가 내 뒤를 따라 문으로 들어오며 말한다. "당신이 그 괴.. 냉담한 남자를 처음 본 사람이라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혀 그녀가 말했던 찢어진 사진을 집어들었다. 먼지를 털어내서 그녀에게 건넸다. "이건 저희 할아버지랑 저예요. 사슴 사냥 가기 전에 소총을 들고 찍은 사진이에요."


    그녀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아 보인다. 잔뜩 굳어서 사진을 응시하다가 나를 돌아본다. "얼핏 보면 둘이 많이 닮았네요. 당신은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군요."

     


    "네,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나는 사진을 다시 바닥에 내려둔다.

     


    "여기 사셨어요?"

     


    "놀러왔었어요. 할아버지가 여기 사셨거든요."

     


    "도대체..." 그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한다. "모든 게 너무 끔찍해요. 악몽이겠죠? 진짜일 리가 없어요."


    나는 미소지으며 검은 때가 잔뜩 낀 물병을 들어올린다. "하나마나한 말이군요. 감히 추측해보자면 당신보다 제가 더 이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을 겁니다."

     


    "당신이랑 달리," 그녀가 노려보며 말한다. "나는 어떤... 비밀요원 훈련이나 뭐든 받은 적 없어요."


    "저랑 다르게 당신은 제 총을 가지고 있잖아요. 조준해서 사격하는 것만 연습하면 됩니다. 그 총알로 저를 쏘지 않는 것과요."
    그녀는 그녀의 허벅지에 묶어둔 내 권총을 두드려본다. 그녀가 나와 함께 이 산에서 작은 소풍을 하는 데 붙인 유일한 조건이었다. 총은 그녀가 지니는 것. 난 그녀에게 또 한 가지 조건을 붙여서 그러자고 했다.

     


    "기억해요." 내가 말한다. "냉담한 남자가 이미 당신을 입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총을 건드리면 안 돼요. 제가 일을 마무리짓기 전에는 총을 쏘지 말아요."


    "그게 당신을 공격하면요?" 그녀가 말한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맨손으로 2미터가 넘는 괴물을 상대하겠다고요?"

     


    손에 잡은 물병을 꽉 쥔다. "이것만은 믿어주세요. 저는 프로입니다."

     

     

    나는 창문턱에 손을 얹고 숲길 너머 빈 곳을 바라본다. 태양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게 곧 밤이 온다.


    "불안해요?" 나는 그녀에게 묻는다.

     


    "어떻겠어요?" 그녀가 말한다. "당신 말처럼 잘 돼야 할텐데요."

     


    그녀가 움직이는 모습, 말투, 허벅지에 있는 권총을 계속 만지는 것만 봐도 어떤 상탠지 알 수 있다. 그녀는 겁에 질려 있다. "안심해요." 나는 말한다. "우리의 사슴 친구가 나타날 때까지 걱정은 미뤄둬요." 나는 내 농담에 낄낄대지만, 그녀는 전혀 웃지 않는다.

     


    그녀는 나와 함께 거실에 있는 의자 중 하나를 침실로 옮긴다. 그녀는 잔뜩 굳어서 그 위에 앉는다. 그녀가 거의 자랑스러울 지경이다. 물론, 그녀는 허벅지에 권총을 매고 나와 동행하는 것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녀는 복수하기를 선택했다. 자신과 그녀의 친구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거의 다 왔어." 나는 중얼거린다. 나는 태양이 지평선 뒤로 미끄러지는 모습을 눈으로 좇는다. 그림자가 펼쳐지며 얇은 어둠 속으로 오두막을 집어삼키고 있다. "곧 올 거예요."


    몇 초가 지나고, 몇 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건 까마귀가 날아오르면서 시작한다. 까마귀가 날아올라, 난 이미 그가 오고 있다는 걸 안다. 그가 느껴진다. 토끼 떼가 까마귀를 따라 빈터를 가로질러 달려간다. 곧, 곧 숲 전체가 우리를 지나쳐 달아난다. 냉담한 남자에게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죽음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나는 스피어민트 껌을 한 조각 터트려 씹기 시작한다.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준비됐어요?"


    "왜요?" 그녀가 의자에서 튕겨오르며 말한다. "그가 왔나요?"

     


    "그게 중요한가요? 당신은 준비가 됐거나 안 됐거나 둘 중 하나예요."

     


    그녀는 나를 노려보지만, 몸은 한결 긴장이 풀린다. "저는 준비됐어요. 당신이 그를 죽일 수 있는거 확실하죠?"


    조급함과 초조함이 뒤섞여 울렁거린다. 나는 거짓말을 할까 생각해본다. 그게 그녀를 조금이나마 안심시킬 거다. 그러나 그게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우리 둘 다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왔다. "아뇨."

     


    "아니라고요?"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복한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돌아선다. "당신 프로라면서요?"

     


    "프로 맞아요."


    "다른 괴물을 백 마리는 상대해봤다고 했잖아요!"

     


    "상대해봤어요."


    그녀는 다시 입을 열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서 불신과 혐오를 가지고 나를 노려본다. 그녀는 내가 우리의 사망진단서에 서명했다고 여긴다.

     


    "당신한테 거짓말 할 수는 없잖아요." 나는 말한다. "저는 많은 괴물들을 상대해봤어요. 좀 어려운 상대도, 좀 더 어려운 상대도 있었죠. 저는 이런 일은 속속들이 알고 있고, 오늘 죽을 계획은 없지만, 냉담한 남자는 좀 달라요."


    "어떻게요?"

     


    "그는..." 나는 내 상황을 돌아본다. 우리는 벼랑 끝에 있고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말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나는 약간의 재치를 발휘한다.

     

     

    "그는 강해요. 세상을 왜곡하고 차원을 조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여기 당신이 와야한다고 한거예요. 당신의 연결고리가 필요했어요. 그는 당신을 선택했어요. 냉담한 남자는 당신에게 자기 세계의 열쇠를 줬죠. 오직 당신에게만. 하지만 그가 손님을 데려와선 안 된다고 하진 않았잖아요."


    그녀가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마 이해해낼 수 없을 거다. 이게 내 의도다. 그녀가 제멋대로 굴지 않고 나와 협력해주어야 한다. 모든 게 그녀의 도움에 달렸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그가 왜 나를 선택했다는거죠?"


    태양이 이제 다 지고, 붉은 오렌지 빛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나는 손전등을 켜서 창밖에 대고 숨을 죽이며 빈터를 바라본다. 냉담한 남자가 오고 있다.
    "그는 당신의 삶 때문에 당신을 선택했어요." 내가 설명한다. "당신이 중요시하는 가치. 그게 그에게 의미가 있어요."


    "제가 중요시하는 가치요? 정직이나 성실함 같은거 말하자는 거예요?" 그녀가 말같지도 않다는 듯 코웃음친다. "그런게 저런 괴물한테 무슨 의미가 있어요?"

     


    나는 슬쩍 웃는다. "그런 사람이 더 맛있거든요."

     


    밤은 고요하다. 침묵. 말했다시피 생물의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번에는 폭풍우도 없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바람 한 점 없다. 아만다의 심장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하하" 그녀가 기가 차다는 듯 웃는다. 내 목에서 그녀의 숨이 느껴질 정도로 그녀는 내 뒤로 바짝 다가온다. 그녀는 정말로 겁에 질려 있다. "그 가치들이 그에게 실제로 어떤 의미일까요?"

     


    "그에게," 나는 말한다. "믿거나 말거나 저 괴물은 원래 사람이에요. 하지만 당신이라도 그 괴물만큼 강해진다면, 음식은 더 이상 음식의 의미를 갖지 않아요. 칼로리를 섭취해야 하는게 아니라 빈 공간을 메우는 게 중요해져요. 그는 그 빈틈을 생각, 정신적 가치 같은 것으로 메우려고 합니다."


    "왜요?"
    "더 나아지려고요.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서."


    빈터에서 뭔가 움직인다. 그것을 보자 숨이 멎는다. 구부러진 뿔. 뿔이 가시덤불에서 솟아오르고, 곧 얼룩덜룩한 검은 털로 뒤덮인 얼굴이, 검고 구슬 같은 눈, 작은 주둥이가 드러난다. 그것의 눈이 내 손전등 불빛에 반사되어 빛난다.

     


    "그게 자신이 괴물이길 원하지 않는다는건가요?" 그녀가 불신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묻는다. "사람을 잡아먹어서 더 나아진다고?"

     


    "쉿!"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몇년 간 가장 크게 입이 벌어진다. "그가 왔어요."

     


    내 뒤에서 긴장감이 느껴지지만, 그녀에게는 허벅지에 맨 권총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한다. 나는 물병을 꽉 움켜쥐고 마개에 손을 뻗는다.

     


    아냐.

     


    나도 냉정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손을 뗀다. 아직 너무 일러. 냉담한 남자는 아직 도망칠 수 있다.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그가 절실히 필요하다.

     


    공터의 끝에서, 그 남자는 천천히 일어선다. 이제 그의 검은 털가슴과 길고 가는 손가락이 땅에 놓여 있는 것이 확실히 보인다. 그의 새처럼 생긴 다리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자 발톱이 땅을 파고든다. "그가 오고 있어요"라고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내 뒤에 있어요. 내 바로 뒤에.” 그녀는 말을 하지 않지만, 나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안다.

     


    나는 그녀의 발이 내 발과 맞물려 마룻바닥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내 손가락은 물병 마개를 만지작거린다. 요점은 이것이다. 40년간의 공포와 불행이 나를 이 순간으로 이끌었다. 킥킥거리는 소리가 공기를 찌른다. 남자는 이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가볍게 조깅하는 속도로 오고 있다.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저게 여기로 오고 있잖아요." 아만다가 내 뒤에서 거의 실신할듯 중얼댄다. 그녀는 패닉에 빠졌다.

     


    “하지마세요.” 그녀의 손이 내 어깨를 움켜쥐자 나는 그걸 휙 뿌리친다. “안심하세요. 거의 다 됐어요."

     

     

    심장이 두근거린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괴물을 다시 본다는 것은 옛 기억을 되살려내고 있고, 그 어린 소년은 내 안의 힘을 움켜쥐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다. 공터의 가장자리에, 그 남자는 그의 키가 다 클 때까지 일어선다. 나는 이제 그의 검은 털가슴과 길고 가는 손가락이 땅에 놓여있는 것을 확실히 볼 수 있다. 그의 새처럼 생긴 다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며 발톱은 황량한 땅을 파고든다.

     


    그것이 네 발로 질주하면서 두 배로 빨라진다. 그것과 내 눈이 마주치고, 그것의 구부러진 뿔이 강력한 몸과 같이 흔들린다.

     


    그 뒤로 흙구름이 피어오르고, 긴 손가락은 한 걸음 한 걸음씩 땅을 찢는다. "녜 니예 녜," 그것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낸다. "녜 녜!"


    그것이 창문을 향해 뛴다.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다. 나는 내가 잘 알던 생명체를 빤히 쳐다본다. 그 소름끼치게 비인간적인 얼굴이 나를 돌아보자 그 안에서 나는 만족할 줄 모르는 굶주림을 본다. 다 먹어치워버릴 수 있는 굶주림.


    몸이 얼고 피가 차갑게 굳는다. 그 손가락이 뻗어나올 때, 그 성대가 기대감에 떨리는 걸 들으며 나는 공포에 질린다. 그가 나를 먹어치우려 하고 있어.

     


    나는 그 순간 옆으로 돌진한다.

     


    그것이 아만다를 들이받자 뿔이 그녀의 배를 뚫고 침실이 피바다가 된다. 그녀의 시신은 역겨운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혀 부서지고 무더기로 쌓인다.


    나는 가능한 한 조용함을 유지한다. 냉담한 남자는 엉킨 검은 털을 흔들고 주위를 둘러보며 방향을 잡는다. 처음엔 나를, 그 다음엔 그녀를 본다.

     


    그리고 나를 돌아본다.


    왜? 아니 젠장. 물병 뚜껑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건 너무 이른데. 그것의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 뭔가를 더 먹여야 할텐데,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게 나를 향해 다가온다. 마루가 신음한다. 입이 바짝 마르고 팔다리가 경련한다. 공포가 내 가슴을 꽉 막고 안에 있는 꼬마가 나를 장악하려 한다.

     


    안돼. 버텨야 해. 물병을 열고 더듬거리며 말을 뱉기 시작한다. "T-Thu Val Nolar…"


    냉담한 남자는 몸을 낮춘다. 등을 구부리고, 작은 주둥이를 점점 더 크게 벌린다. 백 개도 넘는 영혼의 비명소리가 그의 내면의 공허에서 울려 퍼진다. 그들은 나를 향해 두 팔을 뻗고 그들의 악몽 속으로 다른 영혼을 끌어들이고자 필사적으로 다가온다.

     


    "Gal Nush Alza…"


    나는 말을 계속해서 뱉지만 시간이 없다. 그들이 너무 가까워. 그도 너무 가까워. 가능한 한 구석으로 몸을 밀어 넣지만, 그들의 차가운 손이 내 다리를 잡는 게 느껴진다. 그들이 끌어당긴다. 그들은 힘이 세다. 나는 균형을 잃고 엉덩방아를 찧는다. "Yust val kulna…"

     


    이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됐다. 그가 필요로 하는 가치는 그녀가 갖고 있단 말이다. 나 말고 그녀라고.

     


    나는 계속해서 입술을 움직이며 주문을 외운다. 하지만 이제 내 몸은 본능과 학습된 행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냉담한 남자의 입 속 깊은 어둠으로 점점 더 빨려 들어간다. 나는 계속 주문을 외지만, 내 목소리는 죽은 자들의 괴성에 잠긴다. 그들은 비명지르고 울부짖고 애원하고 있다. 나에게 남은 살 길은 주문밖에 없다. 이건 충분하지 않다. 너무 오래 걸린다.

     


    귀청이 터질 듯한 굉음이 울려퍼지며 비명지르는 영혼의 합창을 방해한다. 냉담한 남자는 뒷걸음질치고, 턱은 바닥을 스치고 몸은 고통에 떨린다. 그것이 비틀거릴 때 두 발의 총성이 더 밤을 관통한다. 그것은 무릎을 꿇는다.


    나는 이제 그의 뒤를 볼 수 있다. 피범벅된 아만다가 보인다. 그녀의 다리 하나는 뒤로 꺾이고, 그녀의 흰 셔츠는 배가 찢어져 구멍에서 살점들이 떨어져 나와 있다. 그녀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고, 떨리는 손에 권총이 들려 있다.
    "고마워요." 나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며 숨을 내쉰다. "고마워요 아만..."

     


    또 총성이 울리더니 이번엔 교회 종소리처럼 귀를 울린다. 비틀거리며 몸을 틀자 내 손전등의 희미한 불빛을 통해 내가 서 있던 벽에 총알 구멍이 보인다. 허벅지가 찢어지는 고통으로 침실 바닥에 쓰러지느라 그녀를 돌아보지 못한다.

     


    망할 것! 나는 본능적으로 상처 부위를 움켜쥔다. 손가락에 피가 스며드는 따스한 습기가 느껴진다. 나는 그녀를 겨우 돌아보고, 그녀는 나에게 총을 겨눈다. 다 된 밥이었는데. 진짜 거의 다 됐었다고. 40년간 이 고생을 했는데 블로거 하나 때문에 다 망쳤다.

     


    "죽여요" 나는 으르렁거린다. 총맞아 죽는 건 모든걸 고려해볼 때 그닥 나쁘진 않다. "저게 우리 둘 다 먹어버리기 전에 그냥 쏘라고!"

     


    그녀는 권총을 내린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뭔가 말하려 하지만 나오는 건 피바다 뿐이다. 괜찮다.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안다.

     


    "그 방법밖에 없었어요." 나는 이를 갈며 말한다. "우리 중 한 명은 죽어야 했겠지만, 그게 나였다면 그건 둘 다 죽는다는 뜻이었어요."

     


    그녀의 몸이 충격으로 떨린다. 아직 입을 움직이지만 피 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그냥 피만. 그녀의 낯빛은 창백해지고 동공이 흐려진다. 하지만 냉담한 남자가 일어서기 전에 그녀에게서 눈을 돌린다. 니예 니예 니이예. 그가 분노에 차서 폭력적으로 으르렁거린다.

     


    그의 눈이 나를 응시한다. 그의 뿔이 내 손전등 불빛에 비뚤어진 그림자를 드리고 있어 더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더 비인간적이게. 니예 니예. 그는 나에게서 돌아선다. 아만다를 향한다.

     


    “Fel guz rea…” 나는 속삭인다. "Morath un gre'shan"

     


    그의 발자국에 썩어가는 오두막 마룻바닥이 신음한다. 아만다는 보이지 않지만 피가 콸콸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벽에 몸을 밀어붙이며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총성이 한번 울리고, 또 한번 울린다.


    발걸음이 앞으로 나아가고, 내 주문도 나아간다. 물병이 내 손 안에서 흔들리고 더러운 액체가 뿌연 소용돌이 속에서 휘몰아치고 있다. "Grea nul yulia"

     


    한 발 더.

     


    “Thel ra dua Rea tha” 비명의 불협화음.

     


    “Set kil ona. Bawx loa.”

     


    아만다는 권총을 두 번 더 쏘았고, 그러고 나서 총이 철컥 소리를 냈다. 그녀는 가진 모든 총알을 다 썼다. 그건 충분하지 않았다. 절대 충분할 리 없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끌려가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입술을 계속 움직인다.

     


    고대어가 내게서 흘러나온다. 그녀의 살이 찢어지고 사지가 갈기갈기 찢기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그녀가 더 버텨줘야 해. 그녀의 역할은 여기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마지막 단어를 내뱉는다.


    “Set rindas!” 물병은 내 손아귀에서 흔들리고, 안에 있던 탁한 액체는 검은 연기로 폭발하며 폭풍우처럼 방 안을 휘감는다. 비명소리와 냉담한 남자가 혼란에 빠져 비틀거리는 소리, 아만다의 신음소리가 섞여들린다.

     


    그녀는 파이터로군. 좋아.


    연기는 단 몇 초 만에 내가 본 것 중 가장 위대한 괴물로 합쳐진다. 그 순간이 마치 평생처럼 느껴진다. 그 형태는 전기 볼트를 내며 뚝뚝 부러지고 갈라진다. 그것의 12개의 눈은 말도 안 되게 파랗게 빛난다. 6개의 팔에는 무거운 쇠사슬이 달려 목에 있는 목걸이에 연결되어 있고 얼굴은 격노하여 포효하고 있다.

     


    "이번엔 네 영혼을 가져야겠다, 꼬마야. 네 고통을 한잔 즐겁게 마셔야겠어!"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냉담한 남자가 나타난 후 처음으로, 내 유머감각이 돌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실망시켜서 미안한데, 드레거, 넌 제물로 소환된 거야."

     


    지니가 눈썹을 찡그리고 입을 벌려 들쭉날쭉한 이빨을 드러낸다. "여기 살아 있는 인간은 안 보이는데. 딱 한명 빼고." 그는 웃고 있다. 그는 나를 잡으려고 팔을 뻗지만, 그의 손가락이 내 목을 스치자마자 쉿 하고 김이 난다. 그는 뒷걸음질치며 으르렁거린다.

     


    "저 여자가 네 제물이다." 나는 냉담한 남자 옆의 너덜너덜한 아만다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제 내 명령을 따라라."

     


    비명의 불협화음이 우리를 방해한다. 냉담한 남자의 턱이 벌어지고 다시 백개의 팔이 목구멍에서 나와 이번에는 새로 온 사람을 향해 뻗는다. 그들은 지니를 움켜쥐고 기체 형태를 차례대로 따라간다.


    드레이거는 얼굴을 찌푸리고 낮게 으르렁거린다. "아주 좋아. 말이 통하네. 영혼에는 영혼으로." 그의 몸은 둘로 갈라지고, 냉담한 남자를 피해 아만다 앞에서 다시 변한다. 그녀는 거의 죽을 뻔했다. 그녀는 혼란스러워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난 그녀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드레이거는 그녀의 영혼을 냉담한 남자보다 잘 대해줄 것이다. 지니가 그녀를 잡으려 손을 뻗고,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이 핏자국만 남겨두고 사라진다.


    냉담한 남자는 바닥을 따라 턱을 긁으며 나를 돌아본다. 그것은 지니 안에는 먹을 게 없다는 걸 인식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을 원한다. 인간성에 대한 기억을 원한다. 그것은 복수를 원한다.

     


    그것은 나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또 한 걸음. 비명소리에 귀가 먹먹할 정도지만 내 목소리를 내가 들을 필요는 없다. 명령어는 명령어일 뿐이다.

     


    "그녀의 영혼을 줬으니, 그의 영혼을 내놔라."


    그 창백한 손이 깊은 구멍에서 빠져나와 내 다리를 잡고, 나는 그대로 놔둔다. 몸이 바닥에 쓰러져 짐승의 턱을 향해 조금씩 다가간다. 지옥을 향해.

     


    그리고 빛이 방을 가득 채우고 오두막은 영원의 낮은 저음으로 흔들린다. 비명소리가 흐느끼는 소리로 희미해진다. 그리고 펑 소리가 나더니, 모두 사라진다.


    다 사라졌다.

     


    냉담한 남자도, 오두막도. 나 혼자 어두운 들판에 누워 있다. 내 손전등이 잔디밭을 밝히고 있고, 주변에는 키 큰 나무들이 있다. 허벅지가 아프고 입이 바싹 마르고 양심이 너덜너덜하다. 하지만 난 살아있다.

     


    난 언제나 살아있다.

     


    "곧 넌 계약을 이행할 거야." 내 귓속을 스쳐가며 쉬익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널 위해 93명의 영혼을 데려왔어. 이제 7개만 더 있으면 돼."

     


    "그래. 그래, 전에도 말했잖아." 신음하며 말한다. "이제 내 영혼을 넘겨줘."


    연기가 소용돌이를 치자 지니가 얼굴을 찌푸리고 내 앞에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여섯 팔 중 하나로 손가락을 탁 튕겨 보라색 액체가 담긴 병을 만든다. "그를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지." 그가 말한다. "네 혈통이잖아."

     


    "가르치려 들지마." 나는 손을 뻗어 병을 잡는다. "그가 그렇게 변하지 말았어야 했다는건 우리 둘다 알잖아."


    지니가 뒤로 물러서서 유리병을 바라본다. "뭐가 되려고 했는지랑 결국 뭐가 됐는지는 다르지. 넌 일부러 망상에 빠져 자기합리화하는거야." 그는 코를 찌르는 연기 띠로 나를 감싼다. 내 귀 근처에 그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다. "네가 그를 그렇게 되게 한거야. 그는 애초에 네 전쟁에 참가하고 싶어하지도 않았어."


    "그래, 우리 둘 다 모르는거지.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잖아?" 뭔가가 내 마음 한 구석에 켕겨든다. 아마도 후회감? 죄책감? 그게 무엇이든간에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 여자 때문에 이런걸 느끼는거다. 왜 날 그냥 죽이지 않았을까?

     


    아냐. 그런건 나중에 시간 많을 때나 생각하자. 난 더 중요한 걱정거리가 있어. "병." 나는 이를 꽉 물며 손을 내밀었다.

     


    "내가 잘못 계산한 것 같아." 드레거가 호기심에 찬 눈으로 병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영혼 하나에 영혼 하나, 그게 우리 계약 조건인데..."


    나는 침을 삼킨다. 침이 사포처럼 느껴진다. 내가 마지막으로 뭘 마신게 언제지? "넌 네 영혼을 가졌잖아. 이제 내 영혼을 내놔." 목소리가 갈라진다. 망할. 목소리가 갈라져.

     


    지니의 12개의 눈이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미소가 입가에 스친다. 그는 고요히 말을 내뱉는다. 불안하다. "이 병에 담긴 영혼은 백개도 넘어."


    가슴이 철령 내려앉는다. 젠장. "이건 불공평하지!" 나는 소리치고 일어서려 했지만 허벅지가 아파 다시 주저앉는다. "나는 그의 영혼만 달라고 했지, 그가 먹어치운 영혼까지 다 달라고 하진 않았어!"

     


    "그래도 이 영혼들은 여전히 그를 이루고 있지 않겠어?"


    "제발..." 여기서 끝날 순 없다. "말이 되게 생각해."

     


    "말이 되게?" 지니가 소리를 지르자, 그의 모습이 거대해진다. 그의 주위에서 번개가 치고 나를 날려버릴 수도 있을 만한 강풍이 분다.

     


    "너는 나를 수십 년 동안 이 땅에 가둬놓고, 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를 평범한 사신으로 바꾸고 물병에까지 가뒀지. 말이 되게 생각하라고?"


    "난 내가 할 일을 한거야!" 나는 고함을 질렀다. "전쟁이 다가오고 있어. 우리는 이 영혼들이 필요해! 군대가 필요하다고!"
    "네 사소해빠진 전쟁이 네 알 바인가?" 드레이거는 긴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킨다. 빨간 오라가 그 주위를 휘감는다. 손가락 끝에서 불꽃이 찰칵 소리를 낸다. 그리고 천천히, 마지못해, 그는 그것을 다시 주먹으로 말아 올린다. "나는, 어쨌든 이성적인 존재지."


    괴물의 한마디 한마디에 내 숨이 찬다. “네가 우리 계약 조건을 어겼지만, 나는 기꺼이 네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타협점을 주마 꼬맹아."

     


    타협? 좋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 "뭐야?"

     


    드레이거의 눈이 빛난다. "한 달."

     


    "한 달?"


    "네 할 일을 해야지. 네 전쟁을 준비해라. 한 달 뒤면 난 수십 년 동안 꿈꿔왔던 영혼을 가질거야. 그 다음 세기는 너를 내 이빨에서 뽑아내며 보내야겠다."


    나는 한숨을 쉬며 주저앉았다. 모든 걸 고려했을 때,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다. 우주 멍청이가 날 바로 저기 내팽개쳐버리지 않은게 놀랍군. 젠장할.

     


    "좋아." 나는 말한다. "여기서 날 꺼내줘."


    그는 히죽히죽 웃으며 형체 없는 연기로 변한다. "영혼 하나에 영혼 하나. 더 많이도, 더 적게도 안되지." 그는 마치 정신사나운 토네이도의 그림자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울부짖고, 그리고 잠시후 물병으로 빨려들어간다.


    나쁜 자식.

     


    내 길을 잘 찾아가는 것 같군. 나는 다시 일어서려다가 또 한 번 고통에 움츠러들며 땅에 쓰러진다. 젠장, 총알이 허벅지를 아주 야무지게 뚫었어, 아니 그녀가 뚫었지.

     


    그녀가 내 생각을 또 잡아챈다. 그녀의 결단. 그녀의 힘. 그녀의 블로그. 그녀는 이야기꾼이었지, 아만다 헤인즈. 그녀는 이제 죽었지만, 아직 전해야 할 이야기들이 있다. 난 그걸 말할 시간이 없다.


    눈 앞이 어수선하다. 찢기고 피묻은 텐트 천 더미에 텐트 기둥이 삐쭉삐쭉 튀어나와있다.


    그래 이거지.


    그쪽으로 기어가서 잠시 후 내가 찾던 것을 발견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 검은 장치가 놓여있다. 마치 오두막 안에 있던-
    위치 추적기.


    나는 손을 뻗어 그걸 가져와 버튼을 누른다. 삐 소리가 난다.
    완벽하다.


    삐 소리가 난다.





    -----------------------------------------------------------------------------------

    아마존에서 출판되며 후속 편 내용은 레딧에서 모두 삭제되었습니다. 출판물은 여기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https://www.amazon.com/dp/B09L1LLFWG?geniuslink=true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