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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ddit] 왼쪽/오른쪽 게임 들어봤어? - 1-2
    레딧 시리즈 번역/왼쪽 오른쪽 게임 2022. 4. 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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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dit] 왼쪽/오른쪽 게임 들어봤어? - 1-2

    원출처

     

    왼쪽/오른쪽 게임 [원고 1] 2017.2.7

     

    훌륭한 이야기는 그걸 잘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일어난다고들 한다. 로버트 구다드는 그 규칙의 예외이다. 그와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그가 지난 65년을 회상하는 것은 마치 쇼핑 리스트를 읽는 것처럼 들린다. 그의 모든 인생사, 첫 직업, 두 번째 결혼, 세 번째 이혼... 모든 일이 한 두 문장으로 끝난다. 롭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자신의 개인사를 퉁명스럽고 냉정하게 말하는 큐레이터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이야기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고, 순간들이 풍부하고, 동시에 심하게 휘청거리기 때문에 그 자체로 훌륭하다.

     

    어떻게 말하든 대단한 이야기지.

     

    롭이 21살이 되었을 때, 그는 결혼해서 아들을 낳고 농부, 이삿짐꾼, 보트 기술자로 일하면서 배우자와 소원해졌다. 여기 그가 그 일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다.

     

    ROB : 물론 제 아내가 불만을 갖기 시작했고, 저는 잠시 떠나야 했습니다.

     

    AS : 일하러요?

     

    ROB : 베트남.

     

    AS : 베트남에 계셨어요? 어땠나요?

     

    ROB : 다신 돌아가지 않았죠.

     

    첫 번째 이혼과 베트남 전쟁에 대해 그가 한 말은 이게 전부였다.

     

    롭은 그 후 네 번의 결혼을 했고 더 많은 직업을 가졌다. 전쟁이 끝난 후 사설 탐정들과 일하다가, 강도에게 총을 맞고, 택배기사가 되었다. 앨라배마 출신의 가난한 소년은 그 일을 하면서 세상을 보게 되었다.

     

    ROB : 저는 그 일을 하면서 대부분의 대륙을 돌아다녔습니다. 인도에 갔었죠. 당신은 인도 출신인가요?

     

    AS : 제 부모님이 인도에서 오셨어요.

     

    ROB : 그렇군요.

     

    그는 싱가포르에서 하얀 가루로 가득 찬 짐 때문에 한번 체포된 적이 있었다. 그는 그 물질이 확인될 때까지 3일간 갇혀있었다. 그것은 분필이었다.

     

    그가 잠시 사귄 친구 사토 히로지는 롭을 일본에 머물도록 초대했다. 세 번째 결혼의 파경을 막 맞았던 롭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일본에 5년 더 머물렀다.

     

    ROB : 일본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아주 예의바르죠. 하지만 그들은 도시 전설과 유령 이야기들에 빠져 있었어요. 히로시도 물론 거기에 열광해서 자유 시간을 온통 그것들을 따라다니며 보냈어요. 조로구모라고 들어봤어요?

     

    AS : 못 들어본 것 같아요.

     

    ROB : 음 그 거미 아가씨는 이두 시 주변의 조로 폭포게 살아요. 정말 아름답지만 정말 위험해요. 히로시는 그녀의 사진을 찍으려고 우리를 데리고 나갔어요.

     

    AS : 조로구모를 만나셨나요?

     

    ROB : 아뇨, 그녀는 나타나지 않아요. 우리 중 아무도 못 봤죠. 나는 아오키가하라에 갈 때까지 전혀 믿지 않았어요.

     

    아오키가하라는 자살 숲이라고 불린다. 거기가 롭의 다음 모험지였다. 아오키가하라는 후기산 기슭의 삼림지대인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젊은이들에게 유명하다. 유령에 홀딱 빠진 롭의 친구 히로시는 숲의 유령들을 찾아 그를 아오키가하라로 데려간다.

     

    AS : 아오키가하라에서 뭔가를 찾았나요?

     

    ROB : 뭐 믿어달라고 하진 않을게요. 하지만 저는 아주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그 숲에 영혼이 있었다는건 부정할 수 없어요.

     

    이때부터 롭의 문장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어린애 같은 들뜸이 그의 목소리에 슬금슬금 스며든다. 롭 구다드의 지난 삶,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그의 새로운 삶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뚜렷한 느낌을 받는다. 그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 그가 쇼에 연락하게 만든 장본인.

     

    ROB : 그건 나무들 사이로 저한테 다가왔어요. TV화면에서 보는 노이즈 같이 보였지만 거의 사람 모양이었어요.

     

    AS : 거의?

     

    ROB : 그건 팔이 하나 없었어요. 그것이 나에게 닿았지만 저는 그 숲을 번개처럼 빠르게 달아났어요. 히로시는 그걸 본 적이 없어서 지금까지도 날 원망하고 있어요.

     

    히로시가 짜증날 만도 했다. 롭은 사토씨가 30년동안 매년 2~3번씩 숲에 갔다고 말한다. 신참이 와서 첫 방문에 유령을 봤다고 하다니? 나였으면 짜증나는 수준을 넘어섰을 것이다.

     

    하지만 롭은 신참으로 오래 머물지 않았다. 사실 그가 현재의 열정을 발견하게 된 것은 그 숲에서였다. 초자연적, 더 정확히는 도시 전설을 기록하고 조사하는 것. 블러디 메리, 저지 데빌(역자 주 : 미국뉴저지 주에서 목격되고 있다는 전설속의 괴물), 새스콰치(역자 주 : 미국 북서부 산속에 산다는 사람 같은 큰 짐승) 같은 전설들. 롭은 그런 것들을 모두 조사했다.

     

    ROB : 만약 하나가 사실이라면 얼마나 많은 다른 것들이 사실일지 또 누가 알겠어요.

     

    AS : 지금까지 몇 개나 증명하셨어요?

     

    ROB : 아오키가하라부터요?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어요. 딱 하나만 빼고. 그래서 제가 당신들을 부른겁니다.

     

    이 시점에서 롭은 미소를 참지 못한다.

     

    왼쪽/오른쪽 게임은 2016년 6월 오컬트 게시판에 등장했다. 게시판에 자주 방문하는 사람은 몇 명 뿐이었고, 게시판 이용자들 중 롭만이 그 게시물에 관심을 가졌다.

     

    ROB : 다른 이야기에서는 볼 수 없는 디테일이 있었어요.

     

    AS : 어떤 디테일이 흥미로웠나요?

     

    ROB : 기록 일지. 고화질 사진들. 그는 모든 걸 기록했고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누군가 계속 조사하길 원했던 것 같아요.

     

    AS : 그리고 당신이 그 누군가였군요.

     

    ROB : 맞아요. 저는 즉시 그가 준 정보를 가지고 입증하려 노력했어요.

     

    AS : 어떻게 됐나요?

     

    ROB : 음... 오래 걸리지 않아 왼쪽/오른쪽 게임이 진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왼쪽/오른쪽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차에 타서 운전한다. 좌회전한다, 그리고 우회전한다, 그리고 좌회전한다. 어딘가에 다다를 때까지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한다... 규칙은 이해하기 쉽지만, 롭은 규칙을 따르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ROB : 좌회전하고 우회전하고 좌회전, 우회전 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당신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피닉스는 격자 시스템으로 구축되었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 좌우로 이동할 수 있어요.

     

    AS : 왼쪽/오른쪽 게임을 위해 피닉스로 이사하셨나요?

     

    ROB : 그렇습니다.

     

    AS : 나는 경악한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인터넷에서 본 게임을 하기 위해 다른 주에 있는 집을 팔고 짐을 싸서 평생 애리조나 피닉스로 이사했다고? 미친 것 같아. 롭은 내 표정을 읽고 웃는다. 나도 그의 표정을 똑똑히 읽을 수 있다. "두고 봐." 이렇게 써있다. "기다려봐."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롭이 우리 쇼에 보낸 9페이지 분량의 제출물에는 선택된 기자가 지참해야 할 긴 추천템 목록이 포함되어 있었다. 3일치 옷, 휴대용 칼, 성냥, 붕대. 기자가 갖춰야 할 자질도 있었다. 운전 능력, 기본적인 차량 정비 능력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인간 정비 능력... 응급 처치 훈련. 그는 왼쪽/오른쪽 게임에 대해 단지 이야기하려고 연락한게 아니었다. 그는 우리 중 한 명을 데리고 가고 싶어했다.

     

    롭은 "달릴 준비"라고 그가 부르는 몇 가지 심부름에 착수하고자 잠시 자리를 비운다. 그는 나를 게스트룸으로 안내하고 잠시 떨어지게 되었다. 분위기는 좋지만 서로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건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가 자신을 동화 속 이야기나 쫓아다니는 강박증 환자로 본다는걸 알고 있다. 그는 나를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인 순진한 냉소주의자로 보고 있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곤, 내일 오후 전에는 둘 중 한 명은 맞겠지 하는 것뿐이다.

     

    그 후.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롭이 나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와 쟁반 밑을 받쳐들고 있었기 때문에, 대화의 시작 부분을 녹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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