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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10월~11월 약 한 달 간의 취준 후기(비상경 문과가 초봉 5000 중반에 첫 취뽀하기)
    후기정보/일상 2023. 10. 12.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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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0월~11월 중순 약 한 달 간의 취준 후기(비상경 문과가 초봉 5000 중반에 첫 취뽀하기)


    드디어 취준이 끝났다.

    이 꽁꽁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여러 가지 취업에 불리한 조건에서도 한 달을 불태웠고
    결국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조건으로 취업하게 되었다.

    나처럼 저스펙으로 끙끙대며 오늘도 잡코리아를 뒤적거리고 있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후기를 간단히 써본다.

    비상경 문과 30살 쌩신입 중견기업 첫 취뽀

     

    1. 스펙


    인서울 중상위 문과(비상경)
    학점 3점대 초반
    토익 700점대
    나이 30살 쌩신입
    자격증 없음
    인턴 경험 없음
    공모전 수상 경력 없음

    또 내가 없는게 뭐지...?
    아무튼 남들이 있는건 난 다 없었다.

    대신 다년간의 알바 경험과
    대학 때 직접 장사 같은 걸 해서 꽤 큰 돈을 번 경험이 있었다.
    이걸 자소서와 면접 스크립트에 잘 녹이려 노력했다.


    2. 합격


    취준 시작하면서 내가 어느 정도 선까지 취업이 가능한지 모르겠어서
    학교 취업 홈페이지에 공고가 뜨는 대기업, 중견기업은 물론이고,
    사람인 등 취업사이트에 올라오는 중소기업까지 다 지원했다.

    직무는 대기업, 중견기업은 경영지원~인사 정도로 폭넓게 잡았고,
    중소기업은 딱 인사팀만 넣었다.

    중소기업은 거의 합격하길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고르려 고민하고 있었는데
    서류 합격할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중견기업에서 서합 연락이 왔고...!
    면접까지 최종 합격하게 되었다.

    최종 입사하게 된 조건은
    서울 중견기업/초봉 4천 중반(성과급 포함 5천~무한대)/정규직/경영기획 및 인사 업무
    학점 3점 초반 비상경 문과도 초봉 4천 뚫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3. 직무 선택 및 지원 전략 설정


    취준을 시작하면서 학교 취업 홈페이지에서 지원해주는
    일대일 화상 자소서 컨설팅을 받았다.
    자소서 첨삭 받는줄 알고 들어갔던 컨설팅 자리에서
    학점이랑 어학이 이게 뭐고 왜 인턴 한 번 안 해봤냐며
    엄청 혼나고 눈물을 쏟았다ㅠㅠ
     
    사실 그때까진 왠지 내가 마케팅이 잘 맞을 것 같아서
    마케팅 직무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컨설턴트께서 내 자소서를 보시더니...

    "마케팅이 뭔지 모르죠?"


    ㅠㅠ아... 마케팅은 내 생각보다 종류도 엄청 많고 하는 일도 많았다.
    그리고 나는 마케팅이 뭔지 하나도 몰랐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말씀
    "공인노무사 준비도 했었다며, 인사 직무를 파보지?"

    사실 내가 취준을 서른이 되어서야 시작한 건 이유가 있었다.
    학점 관리가 매우 미흡했던 나는 로스쿨이나 사기업 취직은 꿈도 못 꿀거라고 생각했었고
    문과 전문직 중 합격률이 비교적 높다는 공인노무사를 공부하려 기웃거리고 있었다.
     
    인강도 결제해보고 현강도 신청해봤지만 한달 이상 잡고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다.
    속절 없이 시간은 가고...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주섬주섬 취준을 시작한 것이었다...
     
    인사 직무에서 일하면 그간 콩알만큼이라도 공부한 것도 써먹고
    근로자들 처우 개선에도 훨씬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날로 희망 직무를 바꿨다.

    컨설턴트 선생님께서는 인사팀은 그야말로 한줌 뽑는 직무이기 때문에
    대기업, 중견기업으로 첫 취직하는건 꿈도 꾸지 말고
    커리어 쌓을 수 있는 중소기업 잘 골라서 거기서 시작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사람인, 잡코리아, 잡플래닛에 이력서를 공개해두고
    많고 많은 중소기업에 지원하며 내가 느낀 점은
    세상에는 정말 회사가 많다. 별의별 회사도 많다.
    그런데 커리어 쌓을 수 있는 제대로 된 회사는 너무나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온갖 다단계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고 헤드헌터한테 파견계약직 등 제안도 많이 받으며
    혹해보이는 제안도 거르는 눈이 길러졌다.
    부동산 중개업, 무슨 교육원이나 온라인 교육 사이트 이런 데는 이상한 곳일 확률이 확실히 높다...
     
    그리고 아무리 대기업 계열이고 정규직 전환율이 높다고 해도 파견직은 좀 아닌 것 같다.
    이런건 뭐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계약직인건 괜찮다는 마인드로 취준 생활 했었는데
    파견직은 합격해도 취준이 끝난 기분이 아닐 것 같아서 아무리 급여가 높고 조건이 좋아도 거절해왔다.ㅠㅠ

    그런데 내 생각보다 중소기업에서 인사 직무 커리어를 잘 쌓을 수 있는 곳은 정말 찾기 어려웠다.
    일단 인사·총무가 아닌 인사팀 직무를 찾으려 했는데
    그렇게 직무가 나뉘어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인사 직무라고 해서 공고를 잘 읽어 보면
    핵심 인사 업무인 채용, 보상, 급여, 평가 등을 배울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고 내용 보고 커리어가 될 것 같아 면접을 가도
    막상 자세히 얘기 들어보면 물경력이라던가...
    나름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보겠다고 굳게 마음먹고
    막내일 때 사무실 청소, 화장실 청소하는 것까지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기본을 충족하는 곳조차 많지 않았다.
     
    시간을 좀 더 오래 잡고 찾았으면 찾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중소 기업은 규모가 작은 특성 상 인사팀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쌓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는게 내 결론이었다...
     
    중소기업에 n번째 입사 거절하고 집에 오는 길에,
    한 달 전 서류접수했던 중견기업에서 서류 합격했으니 일주일 후 면접을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어...? 어...? 여기...? 여기를 내가...??? 어...???


    4. 면접 준비


    면접 전 총 3번의 컨설팅을 거쳤다.

    크몽 한국어 면접 컨설팅,
    크몽 영어 면접 컨설팅,
    학교 취업 사이트 면접 컨설팅.

    공고에 영어 면접이 있을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장 크몽에서 영어, 한국어 면접 컨설팅을 각각 잡았다.(결과적으로 영어 면접은 보지 않았다ㅜ)
     
    영어 면접은 스크립트 첨삭(수정 방향 제시) 및 모의 면접 1회까지 진행했고,
    한국어 면접은 스크립트 첨삭(수정 방향 제시)만 진행했다.
     
    나는 원래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익숙하고 잘 긴장하지 않아서
    한국어 모의 면접까지는 진행하지 않았는데,
    각자 성향에 따라 한국어 면접도 모의 면접을 진행하거나 면접 스터디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면접 전전날 학교 취업 사이트를 통해 화상으로 면접 컨설팅을 받았는데
    이때 크몽에서 첨삭받아 작성한 스크립트를 더 보완하고
    면접 때 내가 밀고나가야 할 강점,
    면접관들께 보여드려야 할 애티튜드(신입의 열정, 간절함, 의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면접 전전날까지 예상 질문 40개에 대한 스크립트를 완성하고,
    전날 하루동안 달달 외웠다.(통암기한 건 10여 개 정도이고, 나머지는 눈에 익혔다.)

    면접날 아침 샵에 들러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면접 20분 쯤 전에 도착했다.
    면접자 중 내가 제일 일찍 왔다고 기특해해(?)주셨던 것 같다.
     
    면접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을 받기도 했고, 횡설수설 대답도 했지만
    면접장을 나오면서 다시 해도 이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최선을 다해 면접에서 쏟아붓고 나온 기분...
     
    아 이건 떨어져도 아쉽지는 않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면접이 끝나자마자 엄마랑 통화하며
    나 근데 다시 해도 이것보다 잘 할 수 없을 것 같아,
    하고 말했었던 기억이 난다.
     
    면접을 보고난 뒤 너무 마음이 안 잡혀서
    그냥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일상을 보내고 있어야겠다며
    며칠을 흘려보내던 중...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5. 사회로 첫발을 내딛으며


    이렇게 한 달 간의 짧지만 불꽃같았던 취준 생활은 끝이 났다.
    하긴 요즘은 진로 탐색도 평생 하는 거라고 하니
    회사에 적응하고 자리잡는다고 앞날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을 날은 없을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이렇게 과분한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사실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
     
    대학을 합격했던 날이 그간 살면서 가장 기뻤던 날이었는데
    취업 성공은 그것과 비교도 안 될 큰 기쁨이라는 걸 느꼈다.
    바로 우리 가족 기념일로 지정해버렸다.ㅋㅋ
     
    대학도 1년 넘게 다니고 나서야 이게 현실이라는게 실감이 났는데
    회사도 1년쯤 다니면 현실이라는게 믿겨질까?

    면접 때 말씀드렸던 것들,
    열심히 하겠다, 잘 하겠다, 성장하겠다, 전문가가 되겠다...
    모두 지켜내는 신입사원이 되고 싶다.
     
    면접관들이 지켜보시며 아 내가 참 저 사람 잘 뽑았다 생각들 수 있게 하고 싶다.
    일과 지독하게 얽히고 설켜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싶다.
    일과 흠뻑 사랑에 빠져서 취미도 특기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어하는 것도 일이 되고 싶다.

    신입사원 ㅇㅇㅇ입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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